“기부·봉사 계속해서 이어갈 터”

 

15년 넘도록 노인대학 노래강연
안중읍 민속주점 ‘박달재’ 운영

 

 

 

“지역사회에서 기부와 봉사를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소녀, 가수의 꿈을 키우다

전라북도 정읍 내장산 인근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김원숙(56세) 박달재 대표는 어린 시절 평범하지 않은 꿈이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창시험에서 1등을 한 뒤로 가수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성적인 편이었던 제가 처음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이후 막연히 가수의 꿈을 키우던 김원숙 대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모두 합창부에서 활동했다.

실력은 뛰어났지만, 가수의 꿈을 키우기란 쉽지 않았다. 하물며 매우 엄했던 아버지와 오빠는 그가 가수의 꿈을 키우는 것을 반대했다.

“대학에 가서 강변가요제나, 대학가요제에 출연하는 상상을 하곤 했지만, 결국 대학에 가지 못했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께서 큰돈을 들여 간호학원에 보내줬는데, 겁이 많아 한 달 만에 뛰쳐나왔죠”

 

뒤늦게 재능을 펼치다

김원숙 대표는 학원을 그만두고 언니와 오빠가 살던 경기도 수원으로 올라왔다.

스물다섯쯤 남편과 결혼한 이후에는 평택 안중지역에 정착했다. 남편의 경우 본가는 수원이었지만, 안중고등학교 레슬링부 출신이었기에 생활 기반이 안중지역에 있었다.

김원숙 대표 부부는 아들이 생긴 뒤 수원으로 떠났지만, 출산 후 아들이 두 돌을 맞은 해에 다시 안중에 정착했고, 아들과 다섯 살 터울의 딸을 낳았다.

“90년대 초에는 여성이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업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나도 무언가 일을 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습니다”

김원숙 대표는 30대의 젊은 나이에 당시 거주하던 안중6리 이장의 소개로 바르게살기운동 안중면위원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이어 주민자치위원으로도 활동했다.

2007년부터는 노래강사로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있다. 평택서부노인복지관에서 처음 강연을 시작한 그는 서부·남부·북부노인대학 등 평택 전 지역에서 노래강연을 펼쳐왔다.

“주민자치위원장님의 권유로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강연을 15년간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평택서부노인대학의 경우 계속해서 강연을 이어왔는데, 여건이 된다면 지속해서 활동하고 싶어요”

김원숙 대표는 연극무대에서도 오랜 기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안중문예회관에서 연극을 보고 감동한 그는 공성철 평택연예협회장을 찾아가 무작정 연극을 배웠다고 한다.

“코로나 이전까지는 매년 두세 차례 무대에 올랐습니다. 특히, 8.15 특집공연에는 쉬지 않고 참여해왔죠. 앞으로도 스승님이 계시는 한 계속해서 연극무대에 오르고 싶습니다”

 

기부로 지역사회와 상생

김원숙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13년째 안중읍 현화리에서 민속주점 ‘박달재’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손님을 잃는 것이 두려워 꼬박 밤을 새우는 일이 잦았다. 일이 힘들어 서부노인대학을 제외한 노래교실은 대부분 포기하기도 했다.

“손님들에게 많이 혼나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이 집은 손님이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하는 집’이라는 손님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죠. 제 자존심을 걸고 주점 운영에 몰두했습니다. 그러자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자리가 잡혀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김원숙 대표는 이 모든 것이 지역 주민 덕분이라고 말한다. 한두 번 찾은 손님이 단골이 되고, 또 다른 손님을 끌어온 덕분에 지금까지 주점을 잘 운영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감사한 마음을 손님들에게 보답하고자 일 년에 한 번 개업일에 술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한데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해 돌아가는 손님들을 보며 전혀 보람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뜻깊은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그는 2015년부터 1년에 한번 하루 매출을 기부하고 있다.

오는 12월 17일에도 ‘노인복지기금 마련 일일나눔행사’를 진행해 이날 하루 매출을 모두 평택서부노인복지관에 기부할 예정이다.

“노인대학으로 강연을 다니다 보니 복지관의 상황을 잘 알게 돼 기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 또한 손님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죠. 이 기부행사를 더욱더 확산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원숙 대표는 앞으로도 기부와 노래강연을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노인대학에 입학해 어르신들에게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한다.

김원숙 대표의 이러한 노력이 더욱 따듯한 지역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한 줄기 빛과 소금이 되기를 기대한다.